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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5. 18. 방산뉴스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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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한미동맹, ‘드론동맹’으로 진화한다

윤병노

입력 2026. 05. 15   16:53

업데이트 2026. 05. 17   14:35

드론·대드론 협력·시장 참여 의향서
미 전쟁부 거래 플랫폼에 한국산 등록
상호운용성 향상·물류비용 절감 효과
공통 표준·인증체계 구축 가속화 기대

 

한미 국방부는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드론·대(對)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에 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전준범(왼쪽 둘째)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과 패트릭 메이슨(오른쪽 둘째) 미국 육군성 방산수출협력 부차관보가 협력의향서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한미 국방부는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드론·대(對)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에 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전준범(왼쪽 둘째)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과 패트릭 메이슨(오른쪽 둘째) 미국 육군성 방산수출협력 부차관보가 협력의향서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한미동맹이 ‘드론동맹’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한미 국방부는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드론·대(對)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에 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행사에는 전준범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과 패트릭 메이슨 미국 육군성 방산수출협력 부차관보가 참석해 협력의향서에 서명했다. 양측은 협력의향서 체결을 기반으로 드론·대드론체계의 ‘공동 공급망 구축’과 ‘표준화에 대한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먼저 공동 공급망 구축을 위해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연내 구축을 목표로 하는 ‘드론·대드론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 한국산 제품을 등록하는 방안을 중점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이 한국산 제품을 구매·운용할 수 있어 상호운용성 향상과 물류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연합작전의 효율성과 호환성 등을 위한 한미 공통 드론·대드론체계 표준화 협력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소형 드론용 배터리 공통 표준 채택 등을 추진하면서 지속적인 정보 교환, 공동 연구 등으로 공통 표준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전 국장은 “협력의향서 체결로 드론·대드론 관련 공통 표준 및 인증체계 구축이 가속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메이슨 부차관보는 “드론·대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로 한국 등 동맹국은 기존 획득장벽을 극복한 가운데 효율적이고 상호운용이 가능한 드론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산업계에 현존하는 최상의 기술들이 한미 연합 전투원들에게 제공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 당국은 이번 협력의향서 체결에 이어 ‘실무협의체’를 구성,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협력의향서 체결에 앞서 미국 측 관계자와 만난 원종대 국방부 차관보는 “이번 협력의향서 체결은 한미동맹이 ‘드론동맹’으로 진화하는 시작점”이라며 “산업부·국토부 등 관련 부처와도 협력해 양국의 안정적인 공동 공급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접견에 배석한 장지형 국방기술품질원 기술연구본부장은 “드론·대드론 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기품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병노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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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학·연, 미래 해양안보 발전 방안 모색

조수연

입력 2026. 05. 15   16:36

업데이트 2026. 05. 17   12:09

해작사, 유·무인체계 융합 콘퍼런스
해군, 한남대와 해양영역인식 MOU

 

지난 14~15일 열린 ‘2026 해양영역인식 및 유·무인체계 융합발전 콘퍼런스’에서 곽광섭(앞줄 왼쪽 여덟째) 해군작전사령관 직무대리, 오경원(앞줄 오른쪽 여덟째) 한국첨단기술융합학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지난 14~15일 열린 ‘2026 해양영역인식 및 유·무인체계 융합발전 콘퍼런스’에서 곽광섭(앞줄 왼쪽 여덟째) 해군작전사령관 직무대리, 오경원(앞줄 오른쪽 여덟째) 한국첨단기술융합학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급변하는 미래 해양안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첨단 국방 기술의 융합을 도모하는 지혜의 장이 열렸다. 해군작전사령부는 지난 14~15일 부산시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2026 해양영역인식 및 유·무인체계 융합발전 콘퍼런스’를 한국첨단기술융합학회와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양영역인식(MDA)은 해양 영역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융합·분석해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필수 활동이다. 또한, 유·무인체계(MUM-T)는 인간과 무인체계가 한 팀을 이뤄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미래전의 핵심 개념이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두 축을 중심으로 군·산·학·연 협력 기반의 미래 해양안보 발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합동참모본부, 해군본부, 국방과학연구소, 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등 군과 정부, 방산기업 및 학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이상률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바다를 넘어 우주까지: 유·무인·위성 융합이 여는 MDA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 강연해 이목을 끌었다. 이어 북극항로 현황 및 활성화 계획, 미래 해양경계작전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혜안이 공유됐다.

세부 세션에서는 최첨단 국방 기술들이 총망라됐다. 이에 △해군 우주력 기반 MDA 발전 방향 △Edge Agent AI 기반 MDA 고도화 △초소형 SAR 위성 활용 방안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운영개념 △이기종 팀잉(Heterogeneous Teaming) 기반 무인체계 등 미래 해양 작전을 주도할 핵심 기술과 실질적인 전장 디지털 트윈 운용 개념들이 차례로 발표됐다.

오경원 한국첨단기술융합학회장은 “MDA는 단순한 감시를 넘어 국가의 해양안보와 경제안보를 잇는 중추적 역량”이라며 “이번 콘퍼런스가 첨단기술과 안보를 연결하는 실질적 협력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곽광섭(중장) 해군작전사령관 직무대리는 “인공지능과 유·무인체계 기술이 미래 해양작전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바, 이번 콘퍼런스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기술과 제안들이 실제 해양안보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와 연계해 해군과 한남대학교 간의 업무협약(MOU) 개정 체결식도 진행됐다. 양 기관은 MOU를 바탕으로 기존 우주 분야 중심의 협력을 해양 영역 전체로 확장한다. 향후 위성 기반 감시체계, 다중센서 데이터 융합, 무인 플랫폼 최적화 등 핵심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을 활발히 추진해 국가 차원의 견고한 MDA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조수연 기자
 

조수연 기자 < jawsoo@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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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폴란드 넘어 흑해까지…K방산, NATO 동부전선서 영토 확장

루마니아 'BSDA 2026', 대·중소기업 총출동
우크라戰 이후 흑해 전략 가치 급등
흑해 인근 국가들, '신속 전력화' 韓 무기 관심
현지생산·기술이전 카드로 시장 확대 승부

  • 등록 2026-05-17 오전 11:48:27

    수정 2026-05-17 오후 7:14:51

    김관용 기자

13~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로마에로 전시장에서 열린 ‘흑해 방위 및 항공우주(BSDA) 2026’ 전시회에서 루마니아 차세대 전차 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국산 K2 전차 실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부쿠레슈티(루마니아)=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안보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한때 유럽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루마니아 등 흑해(Black Sea) 연안 국가들은 이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의 핵심 요충지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흑해는 더 이상 지역 분쟁의 공간이 아니라 NATO와 러시아가 직접 맞서는 전략 전선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보 지형 변화 속에서 K방산의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흑해 방위 및 항공우주(BSDA) 2026’ 전시회가 지난 13~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로마에로 전시장에서 열렸다. BSDA는 루마니아 국방부 후원 아래 개최되는 동유럽 대표 방산전시회다. 10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는 36개국 650여개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NATO 남동부 방어 핵심 축 떠올라

최근 루마니아의 전략적 가치는 급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는 흑해와 도나우강 수로를 기반으로 한 물류·군사 거점이자 NATO 남동부 방어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과 직접 연결되는 NATO 후방 거점이라는 점에서 동유럽 군수 허브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역시 루마니아 미하일 코갈니체아누 공군기지를 유럽 최대 규모 NATO 거점 가운데 하나로 확장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최근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까지 확대하며 대규모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냉전 시기 운용하던 소련제 무기체계를 서방형 체계로 전환하는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차와 자주포, 장갑차, 방공체계, 해군 전력, 무인체계 등 거의 전 영역에서 신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13~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로마에로 전시장에서 열린 ‘흑해 방위 및 항공우주(BSDA) 2026’ 전시회에 한국관을 설치한 모습이다. (사진=방진회)

이에 따라 한국 방산업체들 역시 루마니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 기술 이전 및 현지화 경험 등 K방산의 강점이 루마니아의 전력 수요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단기간 내 전력 증강이 필요한 동유럽 국가들 입장에서는 한국의 신속한 생산 능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BSDA 2026에 국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등 총 19개 업체가 참가했다. 대·중소기업이 함께 해외 방산전시회에 참가한 첫 사례다. 무기체계뿐 아니라 전력지원체계와 핵심 부품·소재까지 한국 방산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개별 품목 판매를 넘어 통합 솔루션 형태의 ‘패키지형 수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방산업계, ‘제2의 폴란드’ 기대

전시장에서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K2 전차, 타이곤 차륜형 장갑차, 천궁-II 방공체계, 무인지상차량(UGV), 안티드론 체계 등이 대거 소개됐다. 특히 전시회 최고 등급 후원사로 참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Built with Romania, Ready for NATO’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유지·보수(MRO) 체계 구축까지 포함하는 방식이다. 폴란드 시장에서 입증된 성공 경험을 루마니아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대거 도입하며 K방산 최대 고객국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독일 등 기존 방산 강국들이 공급망 문제와 생산 지연으로 제때 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사이, 한국은 빠른 납기와 대량 생산 능력, 기술 이전 조건 등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들었다.
 

13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로마에로 전시장에서 열린 ‘흑해 방위 및 항공우주(BSDA) 2026’ 전시회에 미르체아 아브루데안 루마니아 상원의장이 한화 부스를 찾아 방공 솔루션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루마니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국산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과 K9 자주포 도입을 결정했다. K2 전차도 차세대 전차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루마니아가 향후 ‘제2의 폴란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행사 기간인 13일(현지시간)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 주최한 ‘한-루 방산협력의 밤’ 행사가 이를 증명한다. 행사에는 루마니아 전 국방부 장관과 방위산업진흥회장 등 양국 정부 및 군 주요 인사,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 협력과 공동 연구개발(R&D), 현지화 생산, 공급망 연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행사장을 찾은 김일동 방위사업청 차장은 “대한민국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방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루마니아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면서 “양국 기업들이 자유롭게 만나 협력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 역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 장벽 여전…정부의 전략적 지원 필요

다만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루마니아 정국은 집권 연정 붕괴와 총리 사퇴, 극우 세력 부상, 재정 불안 우려 등이 겹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방위사업 역시 향후 정권 변화나 예산 조정, 사업 우선순위 변화 등에 따라 일정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13~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로마에로 전시장에서 열린 ‘흑해 방위 및 항공우주(BSDA) 2026’ 전시회에 지상 무기 분야 주요 스폰서로 참가한 현대로템 기업 로고가 걸려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게다가 유럽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기존 유럽 방산 강국들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 단순 성능 경쟁만으로는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간 협의로 루마니아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 역시 독일 라인메탈 계열 장갑차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이후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는 크게 높아졌지만 유럽 시장은 결국 정치·외교·산업 네트워크 경쟁”이라며 “기업 혼자 뛰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방산 사업은 단순 무기 성능 경쟁을 넘어 정상외교와 군사협력, 금융 지원, 산업 협력 패키지가 결합된 ‘국가 총력전’ 성격이 강하다는 얘기다.

 

 

 

 

 

한국경제

 

 

 

 

 

美방산계약 물거품 우려에도…국내선 "CMMC가 뭐예요"

입력2026.05.17 18:03 수정2026.05.18 00:48 지면A8

CMMC 11월부터 의무화
발등의 불 떨어진 K방산

4단계 인증…134개 요건 충족해야
재하청 협력사까지 보안인증 필요
미인증땐 공급망서 배제될 수도

“당장 올해 11월 10일부터 미국 정부의 보안 인증 제도가 의무화되는데 제대로 준비하는 곳이 없습니다.”

한화오션 공급망에 속한 중소 협력사 대표 A씨는 17일 미국 전쟁부(국방부)의 CMMC(사이버보안 성숙도 인증)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협력사들은 CMMC 개념조차 생소한 데다 원청 조선사도 어디까지 대응해야 하는지 난감해하는 분위기”라며 “미 해군의 유지·보수·정비(MRO)가 확대되면 중소 협력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의 한 협력사 대표는 “CMMC 제도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美방산계약 물거품 우려에도…국내선 "CMMC가 뭐예요"

◇CMMC 없으면 ‘계약 취소’

미국 방위산업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조선·방산업계에 사이버 보안 인증 공백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따른 기대는 커지고 있는데 정작 계약의 기본 조건인 CMMC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CMMC는 원청 대기업은 물론 하청, 재하청 협력사까지 모두 따야 한다. 이 중 한 곳이라도 빈틈이 생기면 미 전쟁부가 재량(discretion)으로 계약을 수시로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MMC에는 등급(레벨)이 있다. 레벨 1은 연방계약정보(FCI)를 취급하는 기업이 기본 보안 요건을 갖췄는지를 따진다. 군수지원함 수리 등이 해당한다. 레벨 2는 통제가 필요한 비기밀정보(CUI)를 취급하는 기업에 적용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110개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함정·유도무기·전투기 등 무기 체계 도면과 작전성능요구사항(ROC) 등이 대부분 CUI다. 레벨 3는 고도의 지속적인 위협(APT)에 노출될 수 있는 핵심 군사정보를 다루는 기업에 적용한다. 미 전쟁부가 직접 평가한다.

CMMC는 여러 옵션에 걸쳐 네 단계로 적용된다. 오는 11월부터 레벨 2 110개 항목에 대한 제3자인증기관(C3PAO) 인증이 의무화된다. 내년 11월엔 24개 항목이 추가된 134개 항목 레벨 3에 대해 C3PAO 인증을 받아야 하고, 그다음엔 전쟁부의 평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

전쟁부 산하 디펜스계약관리청(DCMA) 소속 디펜스산업사이버보안센터(DIBCAC)가 ‘현미경 검증’을 한다. 레벨 2 인증 준비 기간이 최소 12~18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시작해도 내년 11월 레벨 3 대응이 쉽지 않다. 인증을 받지 못하면 입찰 자체가 막히거나 미국 공급망에서 제외될 수 있다. CMMC가 미국 방산 조달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으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청도 협력사도 대혼란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방산업체는 뒤늦게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D사, T사 등 미국이 지정한 CMMC 공인 컨설팅 기업(RPO)과 대형 로펌·회계법인을 동원해 ‘각자도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급망 하단이다. 경남 거제와 울산, 부산 일대 조선·방산 협력사는 “원청에서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CMMC는 비용과 인력 모두 부담이다. 단순히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산망 구조, 클라우드 사용 방식, 외부 협력사와의 파일 공유, 임직원 계정 관리, 로그 기록 보관 체계 등을 모두 바꿔야 한다. 인증은 한 번 받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레벨 2는 3년마다 갱신해야 하고, 매년 준수 여부를 불시에 확인받아야 한다.

이런 인증 절차에 어설프게 대응하면 미국 연방계약상 허위청구법(FCA) 위반으로 직결된다. HJ중공업 등이 하고 있는 미 해군 대상 MRO가 군수지원함 정비에 머물 땐 레벨 1 등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전투함 정비, 함정 공동 건조, 무기 체계 정비로 확대되면 레벨 2, 레벨 3로 격상된다. 영세 하청업체도 마찬가지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방위사업청,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의 ‘보안측정’과 ‘통합실태조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는 미국 CMMC와 기준이 상이하다. 방위사업청은 CMMC의 상호인정협정(MRA)을 추진했지만 미국 전쟁부가 지난해 5월 이를 사실상 거부하자 CMMC 인증비용 지원 사업을 신설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에 거점을 둔 C3PAO를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오/이해성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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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샤헤드' 없는 韓 방산…공격형 드론 시장은 아직 걸음마

오주석 기자입력 2026-05-17 18:10

 

  • AI·LIG 등 공격형 드론 개발 나섰지만 시장·수익성 확보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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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사진=연합뉴스]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전장에서는 자폭형 드론 샤헤드-136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나무호 피격에 이란제 샤헤드-136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저가 자폭드론 위협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드론이 현대전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방산업계의 공격형 소모성 드론 시장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소형 공격용 드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드론쇼코리아 2026에서 KAI는 대장갑 소형 자폭드론 I형, 대인 소형 자폭드론 II형 등 공격·자폭형 무인기를 공개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 중인 자폭형 AI 기반 군집 무인기를 선보였다.

이들이 공개한 드론은 기존 요격·안티드론 체계에서 공격형 드론으로 한 발 나아간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격형 드론 개발의 큰 한계로 시장성과 수익성 부족을 꼽고 있다.

올해 국방부 방위력개선사업비 19조9653억원 가운데 드론 예산은 1484억원 수준이다. 이 예산의 상당수가 정찰·감시 분야에 편성돼 공격형·소모성 드론 투자 비중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사업에서 공격용 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무인 복합 체계에 활용될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대량 생산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군집 인공지능(AI) 드론 제작사 니어스랩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6억원, 영업손실 166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1000만달러(약 140억원) 규모 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난제다. 또 다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은 지난해 매출 109억원,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 드론 사업에서 주요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다. 현재 국내 드론 시장에서 비행제어기를 제외한 배터리·모터·조종기·위성항법장치(GPS)·카메라 등 상당 부분을 중국산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이들 부품을 국산화할 경우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정부는 올해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위한 예산 330억원을 확보했다. 국방부는 관련 예산 가운데 293억원을 교육훈련용 상용 소형드론 1만1265대를 구매하고 육군 주요 야전부대와 교육기관에 분대당 1대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전장 운용 체계와 제도 정비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승연 한국드론활용협회장은 "국내 드론 산업은 정보 확인이나 측량 분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드론이 실제 전투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사업 규모 확대와 함께 군인들이 드론 운용 자격증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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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삼성식 생태계 구축을” 유용원 “벤처 진입장벽 낮춰야”

 

[일하는 국회 프로셈블리]

<4> 방위산업 - 김병주·유용원 의원

대기업 중심 구조 개선 한목소리

마가연 기자

입력2026-05-17 18:25

지면 4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K방산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 구조를 넘어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방산판 삼성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K방산의 산업 생태계가 여전히 ‘대기업 중심의 피라미드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법정 사업으로 격상하고 시험평가 비용과 보안 인증, 시범 운용, 수출 인증 등을 지원해 중소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방산 전반에 ‘삼성전자식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1·2차 협력 업체, 기업들과 함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며 “방산도 체계 종합 대기업과 핵심 부품 중견기업, 특화 기술 스타트업, 정비·시험평가, 보안·소프트웨어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도 현재 방산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대 업체가 전체 매출액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라며 “수출을 통해 방산 업체들이 유례없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일부 중소·중견기업은 여전히 상당한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스타트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 의원은 “신속 시범사업을 통한 일부 스타트업의 참여 기회가 열려 있지만 실제 군 도입으로 이어져 매출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산 혁신 펀드 역시 규모와 운용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기회의 창을 넓히는 ‘제3의 트랙’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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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에 ‘승리’하기 어려운 네 가지 이유

  •  송승종 대전대학교 특임교수·국제분쟁전문가
  •  
  •  승인 2026.05.17 05:00
  •  
  •  호수 2909
 
 
지난 5월 2일 이란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차량들이 호르무즈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래픽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photo 뉴시스·AP
지난 5월 2일 이란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차량들이 호르무즈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래픽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photo 뉴시스·AP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5일 기자들에게 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의 핵심 목표를 “호르무즈해협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것”, 다시 말해 “기뢰가 없고, 통행료도 없는 항행 자유의 회복”이라며, 이를 전쟁과는 별개의 ‘인도주의 작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바로 그날 호르무즈해협에서 미 해군 구축함 2척, 그리고 이틀 후에는 3척의 구축함이 연달아 이란의 소형 보트, 미사일, 드론 등의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 해군은 케슘섬을 비롯한 호르무즈해협 연안 세 곳의 미사일·드론 발사대, 지휘통제 거점, 정보·감시·정찰 노드를 맹렬히 난타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도발에 대한 미 해군의 대응을 ‘가벼운 토닥임’이라는 시적 표현으로 얼버무렸다. 이에 ABC 뉴스의 레이첼 스콧 기자가 “그렇다면 휴전이 깨진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는 “아니다. 휴전은 진행 중이며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답변했다.

여러 정황들을 종합해 보건대 현재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트럼프가 대이란 전쟁 초반에 내걸었던 ‘최대주의(maximalist) 목표’를 포기하고, 전쟁 종결의 출구를 찾기 위해 서두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출구전략’은 전쟁의 초반에 진작부터 마련되었어야 했다. 귀중한 골든타임을 날려버리고 뒤늦게 출구를 찾으려는 지금의 형국은 왜 처음부터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어려웠는지를 말해준다. 전반적으로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어느 일방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고, 외교적으로는 협상-결렬-재협상-재결렬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군사적으로는 일진일퇴의 지루한 공방이 지속되는 전형적인 ‘교착상태’다. 이런 그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과 닮은꼴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❶ 전술적 성공과 전략적 승리의 불일치 

미국이 대이란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군사적 수단’과 ‘정치적 목적’이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망치(hammer)’와 ‘못(nail)’의 관계에 비유될 수 있다. ‘망치’는 폭격·미사일·봉쇄 같은 군사적 수단이며, ‘못’은 전쟁을 통해 만들어내려는 지속가능한 정치적 변화이다. 즉 망치를 휘두르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못을 정확히 박아 원하는 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방공망, 미사일 기지, 해군 시설 등을 파괴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정작 “이 전쟁으로 이란을 어떤 상태로 만들 것인가”라는 핵심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결국 망치질은 계속되는데 못은 보이지 않는 상황, 다시 말해 전술적 성공(tactical success)이 전략적 승리(strategic victory)로 연결되지 못하는 상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미군은 개전 6주 만에 이란의 방공망, 탄도미사일 저장 시설, 드론 기지, 해군 함정의 상당 부분을 파괴하는 눈부신 전술적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러한 파괴는 이란의 행동 변화나 체제 붕괴라는 정치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펜타곤 수뇌부가 파괴된 목표물의 수치(예: 미사일 역량 95% 파괴 등)를 나열하며 승리를 장담할 때, 호르무즈해협의 폐쇄, 에너지 시장 혼란, 이란 정권의 건재함은 정반대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무차별 공습과 민간인 피해는 이란 대중의 민족주의적 결집을 유도하여 정권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은 첨단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워페어(warfare)’에는 성공할지 몰라도, 중동의 안보 지형을 유리하게 재편하는 ‘워(war)’에서는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불가사의하고 불행하게도 미국은 베트남, 이라크, 아프간에서 겪었던 역사적 비극을 다시금 이란에서도 반복하는 중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란의 전투력 약화가 자동적으로 정치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그릇된 가정 때문일 것이다. 이란 정권은 외부 충격이 가해질수록 온건파를 숙청하고 강경파 중심의 전시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미국·이스라엘이 기대했던 민중 봉기가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펜타곤의 정책담당 차관보를 지낸 콜린 칼(Colin H Kahl)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이란에서의 엔드게임은 무엇인가?’라는 칼럼(3월 10일자)에서 전쟁의 목표가 정권 교체, 행동 변화, 핵 프로그램 중단 중에서 무엇인지에 따라 자원과 시간표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모든 목표들을 뒤죽박죽으로 뒤섞어 군사작전의 종결점을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적에게 퇴로를 열어주지 않는 군사적 압박은 오히려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생존의 유일한 전략적 선택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역설을 초래한다.

 

❷ 출구전략의 부재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실효성 있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수시로 전쟁이 “매우 조만간” 끝날 것이라며 2주 혹은 3일 내 작전 종료라는 타임라인을 제시해 왔으나, 이는 매번 빗나갔다. 미국은 이란의 군사력 괴멸에 열중하였지만, 대규모 파괴 이후 이란 내부에 어떤 권력 구조를 세울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승리’를 선언하고 떠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한 후 떠나겠다”고 말했지만, 그 ‘승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출구전략이 실종된 상태에서 추진되는 일시적 휴전이나 협상 시도는 이란에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다. 이란은 미국의 출구전략 부재를 간파하고, 장기 소모전을 통해 미국의 인내심을 소진시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려 한다. 출구전략의 핵심은 적에게 ‘적절한(acceptable) 타협안’을 제시하여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것이지만, 미국은 지금도 이란에 무조건 항복(cry uncle) 같은 비현실적 요구만을 반복하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지난 4월 23일 ‘이란이 베트남에서 호찌민이 구사했던 수법을 모방하려 한다’는 칼럼에서 명확한 출구전략의 부재로 인해 미국이 베트남전에서의 트라우마를 반복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핵심은 이란이 베트남처럼 미국을 상대로 비대칭 소모전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호찌민이 “멀리서 쳐들어온 침략자는 아무리 강하더라도 피침략자보다 먼저 지친다”는 통찰로 2개의 서구 제국(프랑스와 미국)을 무너뜨렸듯이, 이란 지도부도 미국의 약점(출구전략 부재)을 정확히 간파하고, 휴전을 무한정 연장시키며 ‘시간’이라는 무기를 휘두를 조짐이다. 이미 이란의 협상대표(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는 “위협의 그늘 아래서 협상 불가”를 선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을 백악관 전화기 앞에 대기시켜 놓고 ‘바람을 맞히는’ 사건을 일으켰다. 지난 4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협상안이 제출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 이후 36시간 동안 이란의 전화를 기다렸으나, 놀랍게도 끝내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응답’에 분노하기는커녕 오히려 휴전을 하루나 일주일이 아닌 ‘무기한(indefinitely)’으로 연장한 것이다. 이란에 미국이 제안한 합의를 수용하라거나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이란이 “통합된 제안서(unified proposal)를 내놓을 때까지 휴전이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놓고 이보 달더(Ivo Daalder) 전 NATO 주재 미국대사는 “이것이야말로 항복의 모습(this is what surrender looks like)”이라고 개탄했다.

 

❸ 이란 정권 회복탄력성에 대한 과소평가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범한 가장 근본적 오판은 정권의 회복탄력성을 과소평가한 점이다. 이는 지난 2월 28일 감행된 ‘참수작전’의 실패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났다. 미국·이스라엘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부가 제거되면 정권 붕괴의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더욱 강경한 권력집단의 등장을 초래했을 뿐이다.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는 부친이 생전에 구축해 놓은 군부·종교계 기반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질서 정연하게 권력을 승계했으며, 미국의 공격은 그에게 ‘전시 지도자’라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미국·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이 테헤란 시내의 민간 시설까지 피해를 입히자 이란 국민들 사이에는 ‘국가 전체에 대한 침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자유의 시간이 왔다… 정부를 접수하라”는 트럼프의 호소에도 불구, 대규모 민중봉기 대신에 정권 주도의 반미 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정권 회복탄력성 유지의 수훈갑은 단연 국방위원회다. 새로 신설된 국방위는 강경파와 실용파의 균형을 정교히 유지하면서 군사적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 전쟁 수행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최고지도자 단독 재가에 의존하던 ‘병목 구조’와 달리 현재의 체제는 사전에 정의된 프로토콜에 따라 신속한 보복 공격과 방어 작전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권한을 보유한다. 특히 극단적 강경파를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무모한 전면전 대신 ‘관리된 에스컬레이션’을 통해 미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결정적인 것은 미국·이스라엘이 지난 3월 말까지 라리자니를 비롯한 실용파 지도부를 모두 무력화시켰음에도, 국방위원회와 SNSC는 무너지지 않고 계속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전에 제도화된 분산형 지휘 체계가 개별 리더들의 부재를 흡수하면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이 상정해온 ‘무너질 준비가 된 낡은 체제’라는 진단을 정면으로 뒤집으며, 이란이 실제로는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진화시키는 ‘학습하는 정권(learning regime)’이었음을 드러냈다.

 

❹ 러시아·중국의 전폭적인 對이란 지원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또 다른 변수는 러시아·중국이 구축한 지원 네트워크가 이란의 군사적 회복력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이코노미스트가 단독 입수한 러시아 대외정보국(GRU) 내부 문건에는 러시아가 이란에 5000대의 단거리 광섬유 드론과 다수의 위성유도 장거리 드론, 그리고 작전 훈련까지 패키지로 제공하겠다는 비밀 제안이 담겨 있다. 광섬유 드론은 재밍이 불가능한 차세대 무기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위력이 입증되었으며, 이는 걸프지역 미군 병력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또한 러시아는 이란이 미국 F-15 전투기를 격추시킨 견착식 휴대용 방공시스템(MANPADS) 500발을 5억8900만달러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카스피해(Caspian Sea)를 통한 드론 부품의 비밀 운송으로 이란이 잃은 약 60%의 드론 전력을 신속히 재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카스피해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지정학적 블랙홀’로서, 5개 연안국만 접근 가능한 폐쇄적 수역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제재 회피와 무기 이전의 이상적 통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지원은 러시아의 직접적 군사 개입과 달리 ‘상업적 위장’ 전략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작동하며, 이는 이란의 감시·정보·정찰능력(ISR)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변수로 부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IRGC 항공우주군은 2024년 9월 약 3660만달러에 중국 어스아이(Earth Eye Co.)의 TEE-01B 정찰위성을 ‘궤도상 인도(In-Orbit Delivery)’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 위성은 0.5m급 고해상도로 사우디, 요르단, 쿠웨이트 등 8개국 16개 미군 기지를 정밀 감시했다. 결정적으로 IRGC는 지난 3월 13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TEE-01B를 활용해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촬영했는데, 이는 미군 E-3 센트리(Sentry) AWACS 항공기 1기 완파, 공중급유기 5기 손상을 초래한 이란의 역습 공격으로 이어졌다. 또한 중국은 위장회사와 홍콩 경유 재수출, 직접적 기술이전 같은 우회 경로를 통해 미국·독일·일본산 부품을 이란에 조달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여, 미국 주도의 수출통제와 제재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자초한 이란 전쟁의 함정(Iran war trap)에 갇혔다”고 진단했다. 대통령이 한편으로는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합의에 조바심을 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오바마 스타일의 어정쩡한 핵합의(JCPOA)에 대한 비판을 두려워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볼턴이 지적한 ‘함정’의 본질은 트럼프가 ‘하지 않은 것’에 있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을 개시하기 전 무력사용의 정당성을 미국민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의회 보고나 NATO·걸프동맹과의 사전 협의도 건너뛰고, 정권 교체를 목표로 했음에도 이란 내부 반체제 세력과의 조율 작업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볼턴은 갑자기 논조를 바꿔 만일 트럼프가 외교적 출구만 모색한다면, 핵·미사일 프로그램,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등이 고스란히 이란 측에 넘어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미 전개된 미군 전력이 역내에 잔류하는 동안 이란 정권의 군사력을 완전 파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볼턴마저 미국이 당면한 ‘승리 난망’의 구조적 결함을 도외시하고, ‘더욱 강력한 망치질’을 주문하는 대목은 거의 초현실적이다. 그러고 보면 ‘망치질 중독’은 트럼프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려운 미국 외교·안보 엘리트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송승종 대전대학교 특임교수·국제분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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