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군복지개선소위 첫 회의 합리적 보상체계 등 6대 과제 선정 2027년까지 간부 숙소 1인1실 확보
국회 국방위원회가 6일 군복지개선소위원회를 열고 간부 복무 여건과 처우 개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소위는 최근 간부 이탈과 복무 기피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군 복지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전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신설됐다. 회의에서 다루는 내용을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소위원장은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맡았다.
이번 첫 번째 회의에는 국방부 인사·복지·보건·주거 등 각 분야 담당자가 참석해 복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소위는 우선 6대 추진 과제로 △합리적·경제적 보상체계 마련 △간부 주거 안정 지원 △의료·복지 서비스 구축 △군 가족 자녀 교육 및 생활 여건 개선 △전역 군인 사회 정착 지원 △우수인력 확보와 중견간부 이탈 방지를 위한 복무 여건 개선을 선정했다.
구제적으로 초임·중견 간부의 급여 수준을 민간기업 수준으로 단계적 상향하고, 직책 수당과 당직근무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2027년까지 간부 숙소를 1인 1실 기준으로 확보하고, 민간주택 임대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다뤘다.
의료복지 측면에서는 정신건강 관리체계 강화, 장기 복무 간부 대상 건강검진비 지원, 원격진료 서비스 확대 등이 추진된다. 군 자녀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전국 단위의 군인 자녀 자율형 공립고 설립 검토와 온라인 교육 콘텐츠 확대, 장학금 지원 확충 등도 논의됐다.
아울러 소위는 ‘군 복지개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여야가 한뜻으로 군 복지 향상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소위는 성명에서 “지금 우리 군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청년들은 군에서 미래를 찾지 못하고 명예와 자긍심도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금이 군 복지 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이고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회생이 어렵다”고 강조하며 “합리적 보상체계, 안정된 주거·의료·교육 여건, 복지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군 복지 개선은 정치 논리와 무관한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고 여야가 모두 한뜻으로 나서야 한다”며 “정부와 여야 지도부가 군 복지 개선을 위한 예산 반영과 정책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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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국방·방산 협력관계 더욱 강화되길 희망”
입력 2025. 11. 06 17:24
업데이트 2025. 11. 06 17:37
양국 국방부 차관 안보·국방협력 논의 파트너십 체결·협의체 신설 높이 평가 ‘2+2 장관회의’ 통해 관계 강화하기로
이두희(왼쪽 셋째) 국방부 차관과 스테파니 벡(오른쪽 둘째) 캐나다 국방차관 등 양국 관계자들이 5일(현지시간) 캐나다 국방부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5일(현지시간) 캐나다 국방부에서 스테파니 벡 캐나다 국방차관과 국방·방산협력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두 차관은 지난달 개최된 ‘한·캐나다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한층 강화됐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 ‘한·캐나다 안보·국방협력 파트너십’ 체결과 방산협의체 신설 등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 차관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실무협의 등으로 조속히 마련하기로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차관은 최근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한국 기업이 ‘최종경쟁후보(Short-List)’에 선정된 것을 언급, 이 사업이 단순한 수출 사업을 넘어 양국 간 전략적 방산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두 차관은 앞으로 ‘외교·국방 2+2 장관회의’ 등을 통해 협력을 가속화하면서 협력 발전 방안에 대해 지속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이 차관은 캐나다의 대표적 국방·안보 정책 연구기관인 국제문제연구소(CGAI)의 데이비드 페리 소장도 만나 두 나라의 국방·방산 발전 방향과 실질적 협력 강화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차관은 우리나라와 캐나다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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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K국방은 국뽕이다"…카이스트 교수 경고 날린 '한국드론 민낯'
중앙일보
수정 2025-11-06 17:43:40
지난 5일 성균관대에서는 공학과 중국학을 결합한 학제융합 포럼 “중국미래전략산업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국연구소
한국이 ‘K-방산’ 성공 신화를 외치고 있지만 현장의 기술 격차는 냉혹하다. 윤용진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 드론 산업은 체계 전반이 낙후돼 있고 핵심 부품의 90%가 중국산"이라고 말했다. 방산 자립의 허상을 드러내는 경고음이다.
윤 교수는 “한국의 드론·인공지능(AI) 분야가 중국·미국 대비 최소 3~5년, 체감으로는 5~7년 뒤처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카이스트 내 첨단조업연구센터와 국방연구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 드론·AI 기반 정찰 체계 연구를 수행 중이다.
윤용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중국의 첨단 드론 산업과 AI 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국연구소
지난 5일 공학과 중국학을 결합한 학제융합 포럼 “중국미래전략산업세미나”가 성균관대 호암관에서 열렸다. 이날 윤용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중국의 첨단 드론 산업과 AI 현장을 짚어보았고, 중국 산업정책 전문가인 차정미 국회 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박사가 한국의 선택지와 규범·안보·산업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윤용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의 중국 첨단 드론 산업과 AI 현장에 대한 설명 자료. 중국연구소
윤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로 들어 “현대 전장은 드론의 드론에 의한, 드론을 위한 전쟁으로 바뀌었다. 인간 개입이 줄고 무인 로봇 전·사이버 전이 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드론 산업은 “상업용도, 군용도 국산 하드웨어 기반이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라며 국내 군 드론에 “중국산 부품이 90% 이상 쓰인다”며 보안 취약성도 경고했다. 그는 “K 국방은 국뽕이다”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중국산=저가·저품질’ 인식부터 틀렸다
윤 교수는 국내 주요 드론 업체와 중국의 DJI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을 비교하면서 “국내 업체는 성능·가격 대비 경쟁이 안 된다. ‘중국산=저가·저품질’ 인식부터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호넷 같은 초소형 정찰 드론 한 대가 2억원을 넘는다. 이런 장비를 수입에 의존한다면 운영·유지보수조차도 통제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과연 어디서 났을까? 인력·인프라의 구조적 차이가 가장 컸다. 윤 교수는“해외 대학·학회에서 20년 전부터 중국계 연구자 영향력이 급증했고 한국은 존재감이 희박했다. 중국 상위권 학생은 공대로, 한국 우수 인재는 의대로 가는 흐름이 격차를 벌렸다.”
그러면서 한국 대학 연구 환경의 열악함, 규제 과잉으로 인한 비행 시험 곤란, 하드웨어 창업 생태계의 취약을 연쇄 문제로 지목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윤 교수는▶핵심부품 국산화(모터·항법·EO/IR 카메라 등) ▶하드웨어 중심 장기 투자 로드맵 ▶비행 시험 구역 확대 등 규제 혁파 ▶우수 이공계에 대한 파격적 보상 체계를 제안했다. 아울러 전장에서 필요한 드론 조종 인력 양성을 위해 “게임 강국의 강점을 살려 대규모 조종병 양성도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윤 교수는 “한국의 K-방산은 재래식 무기 생산 능력에서 강점이 있지만 무기 체계에선 뒤처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자신이 이끄는 연구는 공격형이 아닌 감시·정찰용에 한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드론 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하드웨어와 인재에 돈과 시간을 투입하지 않으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군민융합’으로 드론 강국 완성 중”
이어 토론에 나선 차정미 박사는 중국의 드론 전략을 ‘드론+X(응용 중심)’으로 요약했다. 중국은 단기간 원천 기술 추월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상업화와 시장 확장을 통해 우위를 굳혔다.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에 맞물려 ‘저공(低空) 경제’ 즉 드론을 통한 배송·운송·택시 사업을 추진하고 농업·치안 등 현장 적용과 지방 정부 간 경쟁을 통해 해당 산업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이미 중국 선전(深圳) 등지에선 물류·배달 드론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중국미래전략산업세미나에서 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박사가 의제 발표 중이다. 중국연구소
중국 거버넌스의 핵심은 군민융합이다. 중국은 중앙군사위원회 산하의 장비 발전부, 공업정보화부, 항공·핵 공업 등 국유 방산기업이 연구개발과 조달을 통합 운영한다. 그리고 2019년 이후부터 무인·지능화 혁신 기조가 강화되며 드론·AI 관련 연구·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개도국들을 대상으로 ‘드론 외교’를 펼치고 있다. 차정미박사는 도미니카공화국의 혈액 수송, 브라질 농업 드론 보급 등 응용 사례를 제시했다.
중국은 군과 민간의 벽을 허물고 드론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한국이 여전히 규제와 인력난에 묶여 있다면 ‘K-방산’의 경쟁력은 허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뽕’이라는 뼈아픈 지적이 공허한 비난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지금이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겠다.
김매화 기자 jin.meihua@joongang.co.kr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010
한국일보
LIG넥스원 3분기 영업익 896억… 72.5% 증가 '어닝 서프라이즈'
입력 2025-11-06 17:03
수정 2025.11.06 17:09
2024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중동 방위산업전시회 ‘WDS 2024’에 참가한 LIG넥스원이 천궁-II 유도탄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LIG넥스원이 6일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1조4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영업이익은 896억 원으로 72.5% 증가했다. 증권가 추정치와 비교해보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3% 이상 상회했다. 증권사의 평균 영업이익 추정치는 792억 원이었다.
회사 측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배경에 대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차세대 군용 무전기 'TMMR', 함정용 전자전 장비-Ⅱ 등 다양한 분야의 양산·개발 사업으로 수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천궁-Ⅱ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해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게 수익성 향상을 견인했다.
3분기 기준 LIG넥스원의 수주 잔고는 23조4,271억 원인데, 작년 연간 매출(3조2,763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8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해둔 셈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수주 잔고 중 수익성이 높은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약 55%)을 차지해 장기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수출 증대를 위해 지난 9월 독일 뮌헨에 유럽대표사무소를 열고 유럽 주요 방산 기업들과 해외협력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는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올해만 해도 1월 첨단 R&D 기능을 갖춘 2판교하우스를 열었고, 6월 구미에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와 레이다 생산·시험 시설을 마련했으며, 지난달 대전에 위성·레이저 생산 시설을 준공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신규 사업 확대,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천궁2는 어떻게 4조원 계약을 따냈나...두바이 식당에서 벌어진 3시간 협상
입력
2025-11-06 14:00
천궁2는 천궁의 성능을 개량한 미사일로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K방산의 결정적 순간들
한국이 독자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세계 최상급 전차로 평가받는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 등 K방산 주요 무기의 탄생 과정과 개발 역사, K방산의 질적 도약을 이룬 변곡점, 수출 과정의 뒷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천궁2의 UAE 수출에 경쟁자로 뛰어든 이스라엘...'K방산 원팀'의 전략은?
-한때 '비리 온상' 낙인...트라우마 딛고 꽃피운 K방산
-서서히 제 모습 찾은 방산업계...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걸다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 스토리<4>
천궁과의 3번째 만남은 천궁2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때 이뤄졌다. 천궁2는 천궁의 성능을 개량한 업그레이드 미사일이다. 천궁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요격하는 무기였다면, 천궁2는 거기에 더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까지 막을 수 있다.
UAE가 천궁2에 관심을 보이자 2020년쯤부터 우리 방산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접촉하여 수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2021년 3월쯤 상당히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이 있었다. 필자는 2020년 12월 말 제11대 방위사업청장에 임명되었고, 즉시 우리 방산 장비의 해외 수출 전선에 뛰어들었다.
초기 협상 단계에서 우리 방산기업은 완전한 원팀의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천궁2는 전투지휘소와 유도탄 생산기업인 LIG넥스원, 다기능레이더 생산기업인 한화시스템, 발사대 생산기업인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모두 기술 수준과 제조 능력이 출중한 기업들이다.
그런데, 협상상대인 UAE는 만만하지 않았다. UAE 측은 초기협상과정에서는 천궁2의 구성품과 기술적 특성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하고, 기술이전과 산업 협력에 집중하였다. 우리도 수출 성사를 위해 윈-윈 협력 전략을 적용하며 협상에 임했다. 수개월에 걸친 '밀당'으로 기술이전 협상은 구체화되었다. 양국 간 기술 격차 등을 고려할 때 상호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협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2021년 8월부터 진행된 가격 협상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술이전에 주로 관심을 보였던 UAE 측은 1,200년여 전 신드바드의 모험과 아라비안나이트에서 나올 법한 노회한 상인 기질을 드러냈다. 통상 LIG넥스원을 주 계약자로 하고 나머지 2개 업체는 협력업체가 돼 일괄 계약을 맺었으나 UAE는 각 핵심 구성 장비를 구분하여 3개 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가격 협상 기한을 못 박았고, 11월 중순 개최될 두바이 에어쇼에서 우선협상 대상기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2023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한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한 이탈리아 공군 곡예비행단 '프레체 트리콜로리'가 비행하고 있다. 두바이=AP 뉴시스
여기에 갑자기 이스라엘 기업이 턱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경쟁자로 등장하였다. 성능 면에선 천궁2가 월등한 수준이었지만, 이스라엘 제품 가격이 워낙 낮아 우리 입장에선 적잖이 신경 쓰였다. 우리와 집중 접촉했던 UAE 측이 협상의 문을 열어주자 이스라엘은 공군 참모총장, 그리고 총리까지 나서서 UAE를 방문하고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다. 이스라엘 공군 참모총장은 UAE 공군 참모총장과 영국 국방대 최고위 과정 동기로서 매우 막역한 사이였다.
천궁2의 UAE 수출에 경쟁자로 뛰어든 이스라엘...'K방산 원팀'의 전략은?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도 정보 지원으로 협상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중동 정세는 이스라엘과 주변 이슬람 국가 간 화해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다. UAE와 협상 중인 천궁2의 수출 총물량은 무려 4조 원대였다. 단일 계약으로는 당시까지 최대 규모였던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모사드 로고. 이스라엘 정부
2021년 11월 UAE 두바이 에어쇼 개최 첫날. 두바이 시내 음식점에 필자를 비롯하여 천궁2 생산에 참여하는 우리 방산기업 대표와 주요 임원들이 모두 모였다. UAE 측에 최종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수차례에 걸친 상호 방문과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UAE 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다만 미흡한 부분은 가격이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국가전략산업 포럼'에서 장원준(왼쪽부터)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 김도화 현대로템 DS글로벌사업1실 상무, 이원익 록히드마틴코리아 대표, 김철희 코트라 전문위원, 김현욱 방위사업청 아시아중남미협력담당관이 무대에 올라 K방산의 미래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날 행사엔 국내외 방산 기업 등 30여 개 업체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장련성 기자
“튀르키예 등 경쟁 국가의 추격, 유럽의 견제 속에서 K방산은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합니다.”(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
올 상반기 K방산 4대 기업의 수주 잔고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기준 2024년 세계 10위 방산 수출국에 오른 한국은 이제 ‘세계 4대 방산 강국 도약‘을 목표로 설정했다. K방산은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튀르키예, 인도 등의 거센 추격을 받는 동시에 서유럽 방산 강국들이 기술 이전, 현지 생산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시장 진입을 견제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핵심 플레이어가 됐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적 해법 마련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K방산의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모색하기 위해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방위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힘’을 주제로 국가전략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국방부, 산업통상부, 방위사업청, 코트라(KOTRA)가 후원한 이번 포럼은 조선일보가 창사 이래 방산 분야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록히드마틴 등 국내 30여 사가 참여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국민의힘 서일준·유용원 의원,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K방산 성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민간의 우수한 기술과 장비가 군에 적극 제안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넓히겠다”고 했고, 서일준 의원은 “방산 강국 도약의 성패는 대기업뿐 아니라 협력사(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에 달렸다”고 말했다. 유용원 의원은 “기술 혁신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인 기술 도입하고, 수출국 다변화해야
첫 세션 ‘K방산 수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에서는 무인 시스템 도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화두였다. 김도화 현대로템 상무는 “미래 전장은 유·무인 시스템이 협업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전차 등에 자율 주행, 전동화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철희 코트라 전문위원은 “주요 수출국에 현지 생산 거점과 MRO(유지·보수·정비) 생태계 구축을 통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욱 방사청 아시아중남미협력담당관은 “수출 금융 등을 지렛대로 삼아 개척할 가치가 있는 시장을 찾는 K방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원익 록히드마틴코리아 대표는 “록히드마틴은 한국과 지난 40년 가까이 국방력 강화, 기술 발전을 이끌어온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마스가를 통해 조선업 ‘최대 전성기’ 목표
‘마스가(MASGA) 시대, 함께 도약하는 한·미 조선 산업’을 주제로 한 둘째 세션에서는 박정희 정부에서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이 “한국은 이제 바다의 판을 짜는 나라가 됐다”며 “조선업이 대한민국 외교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우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양국 협력의 실익에 대해 “미국은 빠른 납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고 한국은 신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김형택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미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과 HD현대가 무인 함정 공동 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의중 산업통상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은 “앞으로는 한국의 조선업 기술을 이전받은 ‘조선업 동맹’ 국가들과 함께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효재 서울대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은 “미 해군의 관행, 인력 이탈 등을 해결해야 미 조선업 역량 재건이 가능하다”고 했고, 좌장인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내년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비한 플랜 B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차를 달리자 유리 외벽이 반짝이는 대형 건물이 나타났다. 곳곳에 숨어 있는 감시 카메라를 지나 건물로 들어가니 ‘탈레스 R&T(Thales Research and Technology)’란 간판이 나온다. 이곳은 유럽 최대 방위산업체 중 하나인 탈레스가 운영하는 전 세계 5개 연구소 중 한 곳이다. 특히 이곳에선 과학계에서도 최신 기술로 여기는 첨단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Quantum technology)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유럽 방산 기술의 심장 중 하나인 이곳이 한국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지능(AI), 드론, 자율 무기, 유무인 복합 체계 등 각종 첨단 기술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WEEKLY BIZ는 프랑스의 탈레스 연구소를 현장 취재하고, 지난해 글로벌 방산 기업 매출 4위와 7위를 차지한 미국의 노스럽그러먼과 보잉의 핵심 관계자를 인터뷰해 미래 전장의 승패를 가를 기술 변화를 짚어봤다.
◇AI 머리로 움직이는 벌떼 드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은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특히 단일 기체가 아닌 수십~수백 대 드론이 동시에 작전하는 ‘군집(群集) 드론’ 기술은 각국이 앞다퉈 개발 중인 차세대 전술이다. 현재 전장에서는 소대급 드론 조종사들이 수십 대 규모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적진을 정찰하고 또 타격하는 전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규모를 AI의 힘으로 대폭 늘려 적진을 단번에 휩쓰는 방법이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탈레스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방산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탈레스의 군집 드론/탈레스
이날 복잡한 보안 검사 후 안내된 드론 연구실. 탈레스 연구진은 컴퓨터 화면 속 지도에 드론이 정찰·감시할 목표물을 지정하고, 탐색할 구역과 회피해야 할 위험 지역을 입력한 뒤 드론 시연을 시작했다. 목표만 설정해 주니 수십 대의 드론이 스스로 역할을 나눠 자율 비행을 시작하며 정찰·감시 임무 수행에 나섰다. 이날 시연에서 첨단 AI 기능을 탑재한 탈레스의 드론들은 지형을 자동으로 인식, 최적화된 비행 경로를 찾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이었다. “각각의 드론은 서로 유기적으로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어떤 상황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탈레스 연구진은 만약 일부 드론이 격추되거나 전파 교란으로 통신이 끊겨도 나머지 드론이 즉각 데이터를 공유하며 빈자리를 메우는 군집 재편성 기능(swarm reconfiguration)이 있다고 설명했다.
탈레스 R&T 연구소/파리=정철환 특파원
◇인간이 사라지는 전쟁
최첨단 방산 기술의 또 다른 축은 ‘무인(無人)화’다.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상에선 ‘로봇 병사’ ‘늑대 로봇’이 육탄전을 벌이고, 하늘에선 무인 항공기(UAV), 바다에선 무인 잠수정(UUV) 등이 정찰·탐색을 비롯한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투기 분야 최강자 중 하나로 꼽히는 보잉은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무인 협동 전투기(Collaborative Combat Aircraft·CCA)’가 미래 전장을 재편할 병기가 될 것이라 내다본다. CCA는 AI를 탑재한 자율형 최첨단 전투기로, 아파치·F-15 등과 같은 유인 전투기와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하도록 설계된다. 보잉의 알랜 가르시아 한국 방산 부문 대표는 WEEKLY BIZ에 “보잉은 CCA를 활용한 유·무인 협업 체계(Manned-Unmanned Teaming·MUM-T)가 미래 전장의 승패를 가를 가장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인 전투기는 전술적 지휘와 고난도 임무를 맡고, MQ-28 고스트 배트와 같은 자율 전투기는 고위험 정찰·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르시아 대표는 이어 “뛰어난 공격력과 방어력(생존성)이 검증된 아파치를 무인 시스템과 결합하면 센서 범위와 타격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돼 임무를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며 “보잉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율 비행과 AI 기반 의사 결정 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방산용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93억1000만달러(약 13조원)에서 2030년 192억9000만달러(약 2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랜드뷰리서치는 “지정학적 긴장과 기술 우위 확보 수요가 방산용 AI 도입을 촉진하고 있다”며 “AI의 자율성은 작전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인명 피해를 줄이는 잠재력이 있어 현대전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육·해·공, 한데 묶는 ‘통합 지휘’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이자 첨단 항공우주 기업인 노스럽그러먼은 지상·해상·공중의 전력을 망라하는 ‘통합 전투 지휘 체계(Integrated Battle Command System·IBCS)’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지휘 체계는 우주에 떠 있는 위성부터 지상에 있는 레이더·지상 센서까지 모든 장비를 활용해 전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각종 무기를 통틀어 공격에 가장 효과적인 무기를 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전장에서 산재한 센서와 무기 체계를 하나의 ‘디지털 사령부’로 묶어 전력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셈이다.
그래픽=백형선-Midjourney
노스럽그러먼의 프랭크 몰리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WEEKLY BIZ에 “IBCS는 육·해·공의 고성능 레이더, 탄도미사일 방어 무기, 항공 플랫폼 등 다양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전력 간 시너지를 높이고, 국방 주권을 강화하는 설루션”이라며 “IBCS는 (방대한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 전장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며 가장 효과적인 무기를 추천해주는 ‘모든 센서와 최고의 무기(any sensor, best shooter)’ 기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노스럽그러먼에 따르면 IBCS는 미국의 대표 방위 시스템으로 폴란드 등 미 동맹국에 이미 배치돼 실사격 훈련 등이 진행되고 있다.
노스럽그러먼은 전파 신호를 활용한 공격, 전자전 대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전자전은 전파를 보내 적군의 통신 신호를 교란하거나 유도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는 첨단 방위 기술이다. 몰리 부사장은 “노스럽그러먼의 ‘통합 바이퍼 전자전 장비(Integrated Viper Electronic Warfare Suite·IVEWS)’는 각종 첨단 무선 주파수 공격을 식별하고 차단할 수 있는 전자전 장비로, 밀리미터(mm)파 수준의 공격도 무효화할 수 있다”며 “IVEWS는 미 공군 F-16 전투기의 공식 전자전 프로젝트로 생산 준비에 들어간 단계”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라
한편 AI로 무기 체계가 통합 운영되면서 이를 단박에 무력화할 사이버 공격을 막는 이른바 ‘사이버 방패’ 기술에도 방산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사이버 공격으로 AI 통합 체계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지휘 시스템이 마비되면 군사작전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에 탈레스는 모든 무기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이버 보안 성능을 탑재하는 ‘보안 내재화’ 기술을 쓴다는 설명이다. 이날 탈레스 연구실에서 만난 연구진은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AI의 취약점을 찾아 공격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취약점을 미리 찾아 보완하고, 공격이 들어올 경우 즉시 막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날 시연을 통해 드론의 객체 인식 시스템을 교란하는 공격을 차단하는 기술이나, 수많은 온라인 이미지 가운데 딥페이크(가짜)를 한 번에 걸러내는 딥페이크 탐지 기술 등을 선보였다. 연구진은 “드론·탱크·전투기 등 전장의 개별 무기 체계부터 군의 중추인 지휘 통제 시스템까지 AI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며 “이 중 일부만 적군의 해킹 시도에 무력화되어도 전황(戰況)이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관련 연구와 도입이 활발하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국방연구원 심승배 연구실장은 “무인화·자동화는 군 병력의 생존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만큼, 인구 감소로 병력 부족이 현실화되는 한국은 공격적인 기술 투자가 절실하다”며 “전통적 방산 기업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팔란티어·안두릴 같은 AI·국방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