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해양 안보 위협 속 강화되는 글로벌 방산 기술…AI·무인 시스템 통합으로 미래 해양 전력 선도"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프랑스 파리 노르빌뺑드 전시장에서 개최된 '유로나발(Euronaval 2024)'은 전 세계 최대 해양 무기체계 방산 전시회로, 올해는 "From the sea, protect our nations"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올해로 29회를 맞이한 유로나발은 지난 1968년부터 시작해 2년마다 열리고 있으며, 해양 방산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행사다. 프랑스는 이 같은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자국 방산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을 촉진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28개국에서 500개 기업과 150개의 정부 공식 방문단이 참여했고, 주최측 추산 4만명 이상의 인원이 방문해 큰 관심을 받았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별도의 한국관과 기업부스가 없었고, 공식 정부 방문단 역시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방위사업청, 국과연, 국기연 실무자 및 국내 방산기업이 방문해 해외 시장의 동향, 해외 수출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K-방산의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수 있는 잠수함, 수상함, 무인수상정 등의 K-해양 플랫폼에 대해 유럽 내에서의 성장 잠재력, 향후 수출 시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쉽 등을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확인했다.
최근 글로벌 해양 안보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흑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가 큰 피해를 입었고, 홍해에서도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해상 교통이 위협받고 있다.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연안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NATO는 'Steadfast Defender'라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통해 연안 방어와 해상 작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해군은 해양 안보 강화를 위해 육·해·공 작전의 상호 통합을 도입하고 있으며, 대공 방어 및 사이버, 우주, 해저에 이르는 새로운 전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유로나발 2024에서 드러난 또 다른 특징은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AI와 무인 기술의 통합'이다. AI 알고리즘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무인 수상함(USV)을 통해 영상 분석과 위협 식별을 수행하며 자율적 위협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 각종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전술 변화, 기뢰전 및 대잠전을 위한 AI 기술이 확장되면서 수집된 데이터의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통합 솔루션은 신속한 전장 대응 능력을 필요로 하는 현대 해양 전투의 필수 요소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해군은 영국 해군의 침공도 받았고 독일에 흡수되지 않기 위해 자침까지 했었던 아픔의 역사가 있다.
특히 금년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드라군 (Dragoon) 상륙작전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연합군은 이 작전의 성공에 힘입어 프랑스 영토를 회복하고 유럽을 탈환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2차 세계 대전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해군력을 바탕으로 하는 이러한 연합 작전은 현대 전장에서도 언제든 적용될 수 있으며 해군력의 중요성이 보여준 작전으로 기록에 남는다. 지금의 프랑스 해군은 항공모함 전단과 핵잠수함, 180기의 항공전력을 보유하는 등 작지만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해전의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보여 준다. 특히 잠수함, 수상함, 무인수상정 등 'K-해양 플랫폼'의 유럽 내 성장 가능성과 전략적 파트너십 기회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5위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차세대 구축함(KDDX)과 호위함 건조 사업이 지연되면서 해군력 증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함정의 성능 개량과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Navy Sea Ghost’ 구축 등 해군력 강화를 위한 과제가 많다.
특히 최근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 해군과의 함정 정비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K-조선 산업의 회복세와 함께 폴란드, 캐나다, 호주, 사우디 등으로의 수출 기회도 열리고 있다.
지금은 우리에게 도전이자 기회의 시기다. K-해양 방산 생태계를 강화하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방산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 [기고] "유로나발 2024를 통해 본 K-방산의 미래 전략적 방향성"...이준곤, 건국대 겸임교수 원문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