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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AX 연계 MRO 분야 실증형 기술 발굴 나서
맹수열
입력 2026. 04. 24 17:18
업데이트 2026. 04. 26 13:20
해군군수사, KOMERI와 정기 세미나
군수지원·품질보증 민·군 협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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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군수사령부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과 함께 해군 인공지능 전환(AX)과 연계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및 군수지원 분야의 실증형 기술협력 과제 발굴에 나섰다.
해군군수사는 지난 24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연구원 본청에서 김경철(소장) 사령관과 배정철 연구원장을 비롯한 두 기관 주요 직위자가 참석한 가운데 ‘2026년 기술협력 정기 세미나’를 열고, 함정 MRO, 군수지원, 해양감시, 시험평가, 해군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협력과제를 논의했다.
세미나는 지난해 기술 품질관리 위주였던 협력 범위를 연구개발(R&D), 부품조달, 창정비 영역까지 확장하고 실무 중심 교류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올해 세미나는 향후 시범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교류협력 기반 구축을 시발점으로 삼고, 품질검사 업무와 정비혁신, 미래 기술협력 분야의 접점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군군수사 품질관리처는 세미나에서 조달품·외주정비 품질검사 업무 절차를 소개하며 조달업무와 품질검사 체계, 납품업체 품질관리 관련 사항을 공유했다.
연구원은 영상과 레이다 정보를 결합해 선박을 자동 탐지하는 ‘AI 기반 해양영상 융복합 분석 기술’을 소개했다.
함정 MRO 분야에서는 한국해양방위산업협동조합이 ‘통합관리 및 품질보증 방안’을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세미나를 마친 뒤 연구원의 환경·충격·진동·음향·화재 시험시설을 둘러보며 함정 장비와 방산 시험평가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세미나를 계획한 박래홍 품질관리처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함정 MRO와 군수지원, 품질보증, AI 기반 해양감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군 기술협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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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법원 판단 앞둔 KDDX 가처분 소송…해양정보함 사업도 영향받나
22일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심문 종결…내달 초 결론 나올 듯
HD현대重·한화오션, 해군정보함 사업도 경쟁하면 '보안감점' 또 이슈

(서울=뉴스1) 김기성 문혜원 기자 =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329180)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KDDX 제안서 제출 시한이 오는 5월 중순인 만큼 법원도 이를 고려해 내달 초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법조계와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0부(부장판사 김미경)는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 사건의 2회 공판기일을 진행하고 심문을 종결했다.
KDDX 사업은 약 7조 8000억 원을 들여 2030년대까지 6000톤급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건조 사업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042660)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두고 지명 입찰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배포한 제안요청서에 첨부된 기본설계 자료 항목 170건 중 12개 항목이 영업기밀에 해당해 공개가 불가하다며 지난달 24일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진행 중 공개 불가 항목을 14개로 확대 지정했다.
현대 "전례 없는 일" vs 방사청 "예규상 자료 제공 문제없어"

HD현대중공업은 2회 공판기일에서 "한화오션이 방사청에 요청한 자료는 공정성과 직결되고 HD현대중공업의 영업기밀에 직결되는 것만 골랐을 것인데, 그럼에도 그러한 고려 없이 (방사청이 한화 측에) 자료 대부분을 준 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제안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만 제공했지 원가 자료 등 경쟁업체의 경영상 기밀은 제외했다"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계약상대자가 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출되는 노하우(기술정보를 포함한다) 및 제반 자료에 관한 권리 등은 국가에 귀속되며, 계약상대자는 계약담당공무원의 사전 승인 없이 이를 다른 업무에 적용할 수 없다'는 용역 계약특수조건 표준 예규 제13조에 근거해 한화오션에 제안서 작성과 관련한 자료 제공에 문제가 없고 HD현대중공업이 자료제공 금지를 표시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또 "HD현대중공업이 예규 27조 등에 따라 납품 이후에도 관리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조항들은 납품 이후의 자료 관리를 규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계약 목적물 활용 시 채권자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온전한 권리를 국가가 갖는다"라고도 반박했다.
이어 "충분한 법적 검토와 관련 기관 검토를 받아 자료 제공을 결정했다"면서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자료를 제공했다고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세 차례에 걸쳐 입장을 바꾸면서 처음 문제 제기 때는 영업기밀이라고 한 적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다음 달 15일까지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한 업체라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재공고를 통해 다시 제안서를 받아야 해 그만큼 사업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재공고에서도 한 업체만 입찰에 응하면 그때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해군의 눈과 귀'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유찰…경쟁입찰 시 '보안감점' 또 복병

한편 방사청은 차세대 해양정보함(AGX-Ⅲ) 도입을 위한 기본설계 업체 선정을 진행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재공고를 내고 다음 달 6일까지 다시 모집하기로 했다.
해양정보함은 막강한 무장을 탑재하진 않았지만 음향 정보, 해양·기상 환경 데이터, 전파·통신 신호 등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표적 정보를 생산하고, 해군 함대와 작전부대를 지원하는 해군의 '눈과 귀'로서 역할한다.
우리 군은 2003년 취역한 '신세기함'(AGS-12)과 2012년 취역한 '신기원함'(AGS-13) 각 1척에 불과한 해양정보함 전력을 2030년대 중반까지 4대로 늘려 북한의 잠수함 등 해상·수중 위협에 대한 감시·추적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해양정보함 12척을, 일본은 6척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 군도 보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기본설계 발주는 사업의 초기 단계로, 기본설계 이후 상세설계와 건조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 해군은 1조 9400억 원을 투입해 2035년까지 4000톤급 이상의 차세대 해양정보함 2척을 도입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앞서 개념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유력 후보라는 관측과 한화오션도 경쟁에 참여할 것이란 예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해양정보함 사업이 KDDX와 같이 두 업체의 경쟁 구도로 흘러갈 경우 HD현대중공업이 안고 있는 '보안감점' 문제가 다시 촉발할 수 있다. 그럴 경우 KDDX 사업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한 KDDX 개념설계도 등 군사기밀을 몰래 촬영해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2년 11월 8명, 2023년 12월 나머지 1명까지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
방사청은 지난해 내부 법리 재검토를 거쳐 2022년 확정 사건과 2023년 확정 사건을 분리해 감점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보안감점 적용 여부는 본격적인 제안서 평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당초 HD현대중공업의 보안감점 기간은 작년 11월까지였으나, 최종 유죄 선고 사건(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하면 HD현대중공업의 벌점 적용 기한은 오는 12월 6일까지(1.2점)다.
업계에선 KDDX 사업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과의 소송전을 벌인 이유가 시간을 끌어 벌점 적용 기한이 지난 뒤 본격 입찰 경쟁을 진행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이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한화오션은 방사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반납해야 하고 향후 제안서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이 보안감점을 안고 사업에 참여하게 되도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보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goldenseagull@news1.kr
글로벌이코노믹
록히드마틴, 2.6조 미 해군 사업 '포기'…KAI '美 수출길' 비상
기사입력2026.04.25 08:47

록히드마틴이 미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교체 사업에서 전격적으로 발을 뺐다. 최종 제안 요청서(RFP)가 발표된 지 불과 몇 주 만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록히드마틴이 미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교체 사업에서 전격적으로 발을 뺐다. 최종 제안 요청서(RFP)가 발표된 지 불과 몇 주 만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입찰 포기를 넘어, 미국 국방 조달 시장이 요구하는 ‘미국산 콘텐츠(US Content)’ 기준이 사실상 해외 방산업체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던 록히드마틴의 퇴장은, KAI의 대미 수출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미국산 부품’ 요구에 막힌 록히드마틴
지난 24일(현지시간) 에어로스페이스글로벌뉴스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미 해군에 공식 철수 의사를 전달했다. 록히드마틴은 “신중한 분석 끝에 UJTS 제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결정의 배경에 ‘미국산 콘텐츠 비율’에 대한 미 해군의 엄격한 요구사항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 해군의 UJTS 프로그램은 1990년대 초부터 운용 중인 T-45 고스호크를 대체하기 위해 최대 216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엔지니어링 및 제조 개발 비용 상한선만 약 18억 달러(약 2조 6500억 원)에 달한다. 미 국방부가 비용 통제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대폭 높이면서, 기존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채산성을 맞추려던 록히드마틴 측은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구도 재편…보잉 ‘T-7A’ 어부지리 승기 잡나
록히드마틴의 철수로 UJTS 경쟁은 사실상 3파전으로 좁혀졌다. 미 공군 사업을 통해 이미 생산 중인 ‘T-7A 레드호크’를 보유한 보잉, 독자적인 설계를 내세운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NC), 그리고 레오나르도와 손잡은 텍스트론 에비에이션이 남았다.
시장은 보잉의 행보를 주목한다. T-7A는 이미 미 공군 사업을 통해 데이터와 생산 라인이 검증된 플랫폼이다. 미 해군이 이번 UJTS 프로그램에서 항공모함 착륙 요구사항을 제거하면서, 기존 기체를 변형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한 보잉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반면, KAI와 록히드마틴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렸던 KAI의 전략은 이번 이탈로 인해 당분간 동력을 잃게 됐다.
‘플랫폼’ 아닌 ‘공급망’…KAI, 독자적 돌파구 시급
이번 사태는 우리 방산 기업에 두 가지 뼈아픈 과제를 던진다. 첫째, ‘미국산 부품’ 의무화라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가 방산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단순히 우수한 플랫폼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미국 현지 공급망과 직접 결합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둘째, KAI는 록히드마틴이라는 거대 파트너에 의존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 중소 방산 기업과의 연대나 기술 제휴 등 독자적인 미국 현지화 루트를 개척해야 한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핵심 지표 3가지
향후 미 해군 훈련기 시장 흐름을 파악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보잉의 수주 확정 여부다. 보잉의 T-7A가 UJTS 사업을 단독 수주할 경우, 향후 미 해군 훈련기 시장은 ‘보잉 생태계’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시장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짐을 의미한다.
둘째, KAI의 차기 미국 전략이다. 록히드마틴 없이 KAI가 독자적인 미국 시장 파트너를 찾을 것인지, 아니면 동남아·중동 등 비미국권 시장으로 공략 대상을 급선회할 것인지가 향후 주가와 실적의 핵심이다.
셋째, 미 국방부의 조달 정책 변화 여부다. 현재 18억 달러로 제한된 비용 상한선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높다. 미 해군이 향후 입찰 요건을 완화할지, 아니면 현 기조를 유지할지가 시장 흐름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다.
미국 방산 시장은 지금 ‘자국 우선주의’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놓여 있다. 이번 록히드마틴의 철수는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아진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KAI가 어떤 ‘새로운 방정식’을 제시해야 할지 묻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수한 기체’를 넘어 ‘미국 내 공급망의 일부’가 되지 못하면, 100억 달러(약 14조 7700억 원) 시장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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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 만에 사라진 美 미사일 1430발… 'K-방산 슈퍼사이클'의 창이 열렸다
기사입력2026.04.26 05:05

미군 보유 패트리엇 미사일 2330발 가운데 최대 1430발이 사라졌다. 글로벌 미사일 방어 체계의 '탄약고'가 두 달도 안 돼 60% 비워지자, 한국 방위산업의 운명을 가를 시간의 창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군 보유 패트리엇 미사일 2330발 가운데 최대 1430발이 사라졌다. 글로벌 미사일 방어 체계의 '탄약고'가 두 달도 안 돼 60% 비워지자, 한국 방위산업의 운명을 가를 시간의 창이 열리고 있다.
'에픽 퓨리' 7주, 미국 미사일 60%가 사라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4일(현지시각) 갱신한 '마지막 라운드인가(Last Rounds?)' 보고서에서 충격적인 수치를 공개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대(對)이란 작전 '에픽 퓨리(Epic Fury)' 7주 동안 미군은 ▲전쟁 전 보유 2330발 가운데 패트리엇 PAC-3 미사일 최대 1430발(약 60%) ▲360발 중 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요격탄 290발(약 80%) ▲4400발 중 합동공대지순항미사일(JASSM) 1100발 ▲3100발 중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 이상을 쏟아부었다.
토마호크 850발은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802발)을 넘어선 단일 작전 사상 최대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크 칸시안 CSIS 선임고문은 "재고 복구에만 1년에서 4년이 걸리고, 본래 필요한 수준까지 늘리려면 추가로 수년이 더 필요하다"며 "서태평양에서 취약성의 창이 열렸다"고 진단했다.
미군이 보유한 가장 비싸고 정밀한 무기들이 동시에 비어가는 셈이다. THAAD 요격탄 1발은 1550만 달러(약 229억 원), SM-3는 2870만 달러(약 424억 원)에 달한다. 록히드마틴이 지난 1월 6일 미 국방부와 PAC-3 미사일분절증강(MSE) 연 생산을 600발에서 2000발로 3배 늘리는 7년짜리 협약에 서명하고, 지난 10일 47억 달러(약 6조 9440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맺었지만 짐 타이클렛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는 "연 2000발 체제는 2030년 말에야 도달한다"고 못 박았다.
동맹 인도 지연 도미노…한국 앞에 놓인 '공백'
미국의 탄약고 위기는 곧장 동맹국 무기 공급 체계로 번지고 있다. CSIS 보고서는 일본에 약속된 토마호크 400발 인도가 이란전 여파로 지연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지난 20일에는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이 "미국이 우리에게 약속한 무기 인도를 일시 중단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유럽 최대 미사일 제조사 MBDA의 발걸음도 다급해졌다. 에릭 베랑제 MBDA CEO는 지난 3월 26일 파리에서 2026년 미사일 전체 생산을 40% 늘리고, SAMP/T 방공체계 핵심인 Aster 미사일은 2배로 증산한다고 선언했다. 5년 투자계획은 25억 유로(약 4조 3200억 원)에서 50억 유로(약 8조 6500억 원)로 두 배 늘었고, 올해 안에 2800명을 신규 채용한다. 베랑제 CEO는 "고객이 와서 계약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재고를 위해 먼저 만든다(produce to stock)"고 밝혔다. MBDA의 2025년 매출은 58억 유로(약 10조 원), 수주 잔고는 사상 최고치인 444억 유로(약 76조 8800억 원)를 기록했다.
문제는 '돈이 있어도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4대 회계·컨설팅 기업 가운데 하나인 KPMG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방산 공급망 보고서는 세 가지 구조적 병목을 짚었다.
첫째, 원재료와 화약이 부족하다. 고성능 추진제에 필요한 특수 화학물질과 니트로셀룰로스 등의 공급망이 여전히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묶여 있어,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증산을 시도할 때마다 가격이 튀어 오른다. 둘째, 숙련 노동력이 모자란다. 급격한 생산 라인 증설을 따라갈 정밀 가공 인력이 부족해 실제 공장 가동률은 계획의 70% 수준에 머무른다. 셋째, '리드타임의 저주'다. 첨단 미사일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와 센서의 공급 주기가 18~24개월에 달해, 예산을 투입한 시점부터 실제 미사일이 전방에 배치되기까지 2년 가까운 시차가 발생한다.
서방 모두가 증산 페달을 밟고 있지만, 페달은 깊고 엔진은 더디다. 그 시차가 곧 한국에 열린 '공백 시장'이다. 한국 정부는 이 '공백'을 선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의 자본금을 추가 확충하고 폴란드 2차 이행계약에 따른 1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수출금융 패키지를 최종 승인했으며, 이를 통해 '예산 한계'에 부딪힌 동맹국들의 구매 지속성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천궁-II 96% 요격…'실전 검증' 한국에 떨어진 결정적 한 수
K-방산은 이 전환기에 가장 유리한 카드를 쥐었다. 결정적 변수는 '실전 검증(Combat Proven)'이다. 천궁-II는 지난 3월 3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첫 실전 교전을 치렀다. UAE 국방부 산하 통신사 WAM은 이란 탄도미사일 174발 가운데 161발을 격추해 92.5%의 요격률을 거뒀다고 발표했고, 유용원 의원실은 UAE에 배치된 천궁-II 2개 포대가 발사한 60여 발의 96%가 표적을 명중했다고 확인했다.
가성비도 압도적이다. 패트리엇 PAC-3 발당 단가가 약 400만 달러(약 59억 원)인 데 반해 천궁-II는 약 100만 달러(약 14억 7700만 원), 4분의 1 수준이다. UAE 정부는 곧바로 잔여 8개 포대 조기 인도를 한국에 요청했고, 한국군 예비 재고에서 약 30발의 요격탄을 긴급 항공 수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성과는 동남아로도 번졌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옛 LIG넥스원)는 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DSA 2026 방산전시회에서 함대공 유도탄 '해궁(K-SAAM)' 9400만 달러(약 1388억 원) 첫 수출 계약에 서명했다. 천궁-II가 중동 지대공 방어의 신뢰성을 입증했다면, 해궁은 한국 함대공 미사일이 동남아 해군 방공망에 처음 편입된 사례다.
빅4 매출 40조 돌파…'코스피 방산 슈퍼사이클'의 실체
수치는 이미 시장이 알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 D&A·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빅4'의 2025년 합산 매출은 40조 4526억 원, 영업이익은 4조 63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79.5%, 영업이익 74.6% 폭증했다. LIG D&A 단독 수주 잔고는 26조 2300억 원(수출 14조·내수 12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37조 2000억 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6년 매출을 30조 8100억 원, 영업이익을 4조2290억 원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은 LIG D&A 1분기 매출을 1조1028억 원, 영업이익을 1295억 원으로 추정해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1103억 원)를 웃돌 것으로 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미 육군의 K9 자주포 차세대 사거리연장포병체계(ERCA) 숏리스트 발표가 미국 지상방산 시장 진입의 분수령"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럽산 우선' 변수도 작동한다
긍정 시나리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EU)이 지난 3월 확정한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 15억 유로(약 2조 5970억 원) 예산은 '역내 생산'을 핵심 조건으로 못 박았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유럽은 지역 방공 능력을 400%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거꾸로 K-방산이 유럽 현지화 투자 없이는 수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수주의 분기점은 '유럽 내 합작 공장 설립 속도'에서 갈릴 전망이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현지 생산 거점을 조기 가동하며 'Made in Poland' K9 자주포 양산 체제를 구축해 배타적 장벽을 정면 돌파 중이며, LIG D&A 역시 루마니아·폴란드 등과 유도무기 공동 생산 및 통합 정비(MRO) 허브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며 EDIP의 '역내 생산' 조건을 충족하는 선구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 해결할 과제도 뚜렷하다. 핵심 추진제와 특수 강재, 첨단 센서 등 원천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 현재의 '조립 위주 대량생산' 구조로는 공급망 위기 시 생산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또한, 저가 요격탄 및 레이저 무기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 '가성비 요격 체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 체크포인트 3가지
투자자가 짚어야 할 지표는 셋이다. 첫째, 미 국방부 PAC-3·THAAD 후속 계약 규모와 록히드마틴의 분기별 인도 실적이다. 둘째, 천궁-II 사우디(4조 2500억 원)·이라크(3조 7135억 원) 납품 진척률과 UAE 추가 발주 여부다. 셋째, EDIP '유럽산 우선' 조항 적용 강도와 한국 방산기업의 유럽 현지법인 설립 속도다.
전쟁의 승패는 더 이상 첨단 스펙이 아니라 공장 가동률에서 갈린다. K-방산이 보유한 양산 능력과 갓 확보한 실전 데이터는, 향후 10년의 산업 전쟁에서 한국이 쥔 가장 강력한 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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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한화에어로, 풍산 인수 '포기 없다'…전략 수정 후 재추진 검토
- 이학림 기자
- 승인 2026.04.24 15:37
인수 무산 이후 전략 재정비…재도전 움직임 본격화
지상방산 주도권 경쟁 심화, 공급망 통합 필요성 확대
탄약 확보 통한 수직계열화로 지상 방산 경쟁력 강화
[데일리한국 이학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의 방산부문을 인수하기 위한 전략 재정비에 들어간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플랫폼과 탄약을 통합한 공급망 구축을 통해 지상 방산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략 수정을 거쳐 풍산 방산부문 인수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 회사는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를 위해 비공개 입찰에 참여해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인수 절차를 구체화했다. 인수가 이뤄질 경우 풍산의 핵심 탄약 라인업을 확보하게 되면서 무기체계와 탄약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시장 관심이 컸다.
다만 양사 간 인수 조건에 대한 이견, 규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각가를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했으나 가격 이견과 내부 변수 등이 맞물리며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일 "방산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풍산의 탄약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풍산 방산부문 인수를 통한 지상방산 수직계열화 의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철회로 거래는 중단됐지만 내부적으로 전략을 재정비한 뒤 적절한 시점에 재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한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풍산 인수를 철회했다기보다는 전략을 재정비하는 단계"라며 "내부적으로 지상방산의 완전한 수직계열화를 위해 탄약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강한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인수 조건과 진입 시점을 재설계한 뒤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의 탄약사업을 확보할 경우 155㎜ 포탄 등 핵심 탄약을 기반으로 자주포 등 무기체계와 결합한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진다. 또 무기체계 수출 이후에도 지속적인 탄약 공급을 통해 추가 수익 창출이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 과정에서도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기체계와 탄약을 단일 공급망으로 제공할 경우 체계 통합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 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어 가격 제안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수익을 연구개발(R&D) 투자로 재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전략적 시너지가 크다는 평가다.
최근 지상 방산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한 수요가 안정화되는 가운데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한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의 BAE 시스템즈와 독일의 라인메탈 등 글로벌 방산 기업들은 무기체계 설계부터 탄약 제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스택' 공급 체계를 구축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공급망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플랫폼 경쟁력에 더해 추가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풍산의 탄약 사업 확보가 향후 글로벌 시장 대응 전략의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 방산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풍산 탄약 사업 확보는 공급망 통합을 통한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학림 기자 hl9428@hankooki.com
노컷뉴스
"韓, 국방비 증가로 온실가스 약 200만t 추가 배출"
- 2026-04-26 11:18
- 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세계군축행동의날' 맞아 녹색연합 분석
군사부문 탄소배출 정보의 투명한 공개 촉구
육군 제공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우리나라 국방비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추가 배출량이 202만tCO2e(이산화탄소환산톤)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26일 세계군축행동의날(4월 27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세계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GR)'의 스튜어트 파킨슨 박사가 2025년 9월 발표한 '군비 증가가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근 11개의 연구를 분석한 보고서(Military spending rises and greenhouse gas emissions - What does the research say?)'에 따르면, 군비 지출이 1천억달러 증가할 때 온실가스 배출은 약 3200만t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의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5%로 크게 증가한 65조 8642억 원이다. 국방비는 2023년 57조 143억 원, 2024년 59조 4244억 원, 2025년 61조 2469억 원으로 지속 증가세다.
종합하면 2023년에서 2026년 사이 3년간 국방예산은 약 8조 8499억 원 늘었는데, 이를 환율 1400원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하면 약 63억 2136만 달러다. 이를 스튜어트 파킨슨 박사 분석 모델에 대입하면 3년간 국방예산 증가로 인한 온실가스 추가 배출량은 약 202만 3천t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공격 이후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린 글로벌 군비 지출 확대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27년 미국 국방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5천억 달러(약 2265조 원)로 책정하며, 전년 대비 약 40%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848억 달러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가 온실가스 배출량(파킨슨 분석 모델로 추산)은 약 1억 5514만t에 달한다. 네덜란드의 1년 총 배출량에 맞먹는 수치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역시 트럼프의 압박으로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5%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는데, 이로 인한 추가 탄소 배출량은 1억 32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칠레나 오만의 국가 전체 배출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전 세계적인 군사비 지출도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세계군비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군비 지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2조8870억 달러로, 2022년 이후 2025년까지 연평균 세계 군사비 증가액은 2157억 달러에 달한다. 그에 따른 추가 탄소배출량은 매년 약 6901만t으로 나온다. 이스라엘, 포르투갈, 노르웨이와 같은 국가 배출량을 넘어선다.
이처럼 국방비 증액으로 인한 온실가스 추가 배출 전망은 상당한데, 기후 예산은 국방비의 4분의 1도 안 돼 우선순위 재조정이 시급하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2023~2025년 편성한 기후대응 예산은 40조 7천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방비 177조 7천억 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약 2조 8870억 달러로, 전 지구적 기후 대응에 필요한 재원(약 2조 4천억 달러)을 상회한다.
녹색연합 황인철 전문위원은 "군비 증가와 전쟁의 악순환이 지구 생태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군사부문 탄소배출 정보의 투명한 공개 △기후재원 확대 등을 촉구했다.
매일일보
[전문가 기고]K-방산, 다음 과제는 ‘미국법’이다
- 2지역군사법원 군판사 이소영
- 승인 2026.04.26 12:41
(전 방위사업청 주미 국제계약지원단 법무담당)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은 수사를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동서양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전하고자 한 바는 지식 축적의 중요성에 있지 않다. 핵심은 ‘무엇을, 어떠한 목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알아야 하는지에 있다.
최근 우리 방위산업은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 선진국으로부터 무기체계를 도입하던 수요국의 지위를 넘어, 이제는 공급국으로서 유럽과 중동을 넘어 미국 시장 진출까지 논의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2025년 기준 미국의 국방비는 약 9000억달러로, 전 세계 군사비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규모에 해당한다. 나아가 미국은 강력한 수출통제 제도를 통해 방산 거래 질서를 형성하는 구조적 조정자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방산시장으로의 진출은 우리 방산업계에 새로운 수출 활로를 제공하는 한편, 기술력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역시 반복된 군사 작전과 함정 전력의 부족 등으로 인해 외국으로부터의 방산 물자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 간 이해관계는 일정 부분 부합한다. 이러한 환경은 대미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선결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바로 미국의 방산 관련 규제 체계에 대한 정밀한 이해이다.
미국의 자국산 우선 법제와 개별 입법은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구조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예컨대 함정 분야에 적용되는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은 외국산 함정의 도입을 사실상 차단한다. 이러한 규제는 미국 시장 진입의 장애물에 그치지 않고, 우리 방산 물자의 제3국 수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상당한 방산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해 왔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포함된 물자를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ITAR나 EAR과 같은 수출통제 규범은 기술 이전이나 재수출 등 거래 전반을 폭넓게 규율한다. 이들 규정은 단순한 계약상의 제약을 넘어 공적 규제에 해당하며, 위반 시 행정제재는 물론 형사책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 환경에 대응할 전문 인력이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존스법은 상선에 대한 규제임에도, 함정 수출의 걸림돌로 인식되어 온 측면이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핵잠수함 도입 및 국내 건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핵 관련 기술 이전에 적용되는 미국 원자력법의 구체적 내용과 AUKUS를 통한 호주의 규제 대응 방식에 관한 체계적인 검토는 아직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
대미 방산 수출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법적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방산 관련 법제는 단기간의 학습이나 외부 자문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장기간의 실무 경험과 축적된 전문성을 요구하는 복합적인 규범 체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출통제와 방산물자 획득을 넘어, 안보와 국가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법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이 필요하다. 정부는 방산·수출통제 및 안보 관련 법제를 중심으로 한 전문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방산 협상 및 수출 프로젝트 전반에 법률가의 참여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은 외국 정부 및 기업과의 방산 협의 과정에서 변호사를 필수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아울러 관련 부처 내 전담 법률 인력을 확충하고, 수출 승인 및 협상 과정에서 법률 검토 절차를 필수화함으로써 규제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실무 역량을 갖춘 법률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방위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규제가 시장 진출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이를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역량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K-방산 수출을 모색하는 현시점에서 그 ‘앎’은 미국의 구체적 규범 질서에 대한 정밀한 이해와, 수출 과정 전반에서 나타나는 법적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는 K-방산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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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지역군사법원 군판사 이소영
